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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의 '귀' 구름이도 "어딜 개가!" #안내견환영 함께 해주세요│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0-10-31 19:48 수정 2020-10-31 20:33

[앵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장애인을 돕는 보조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말고도 청각장애인의 '귀'가 돼주는 도우미견도 있습니다. 구름이인데요. 장애인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 '수어'도 익혔습니다. 하지만 역시 '개는 안 된다'며 여기저기서 출입을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눈과 귀가 돼 주는 보조견들, 어떻게 하면 장애인과 함께 어디든 갈 수 있게 될까요? 오픈마이크에서 그 답을 함께 고민해봤습니다.

[기자]

구름이의 친구는 '청각장애인'입니다.

2살 때 고열로 청각을 잃은 뒤 불이 나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와도 이렇게 누군가 문을 두들겨도 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구름이가 대신 들어주고, 누군가 왔다고 알려줍니다.

[원서연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친구를 돕기 위해 구름이는 5년간 훈련을 받았습니다.

화재경보기, 벨소리, 아기 울음소리 모두 대신 들어준다는데 한번 보실래요?

알람을 설정해봤습니다. 벨소리가 울리자 흔들어 알려줍니다.

친구가 듣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지 소리 내 짖지 않고 툭툭 치고 몸짓으로 알려줍니다.

구름이는 사람도 웬만하면 모르는 '수어'도 익혔습니다.

[원서연 : (구름이) 앉아, 뒤집어, 기다려]

이렇게 늘 '귀'가 돼 주지만 버스에서 식당에서 '개는 안 된다'며 출입을 거부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외출할 때면 늘 가방에 들어가야 하고, 여기저기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이라는 표식을 붙여야 합니다.

출근길 친구의 손에는 늘 승차거부 신고서와 구름이는 정부 승인을 받은 도우미견이라는 표식이 쥐어져 있습니다.

매일 타는 마을 버스지만 기사에 따라 승차를 거부당할 때도 있습니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교통카드 보다 도우미견 표식부터 먼저 꺼내 보여줍니다.

식당은 더합니다.

사람들이 싫어할까 봐 뚜껑을 덮을 수 있는 유모차에 태워 들어가보지만,

[데리고 들어오시면 안 되세요.]

도우미견이라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물 수 있다는 정부의 표식을 보여줘도,

[이걸 가지고 오신 건 상관이 없는데, 일단 이런 경우가 처음이거든요. 다른 식사하는 분들이 싫어하시면 어떡해요. 강아지를 저기 문 바깥에 세워놓고 보시면 안 되냐고, 짖지는 않는다며요.]

시각장애인 안내견보다도 덜 알려져 있고, 소형견이라 더 반려견이라는 오해를 받는 겁니다.

한 번 본 길이라도 이렇게 눈을 가리면, 한 발 내딛기도 막막하고 두려운데요.

안내견과 함께 걸으면 사람도 피하고, 차가 쌩쌩 달리는 건널목도 무사히 건널 수 있습니다.

오늘도 장애인 친구를 돕기 위해 훈련 중인 보조견들.

어떻게 하면 장애인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을까요?

국회에서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개는 안 된다'는 말을 듣는 김예지 의원입니다.

[김예지/국민의힘 의원 : 어제도 안 된다고 하셨어요, 앞에서. 식당이었고요. 거부 사례 같은 경우는 사실 숨 쉬는 것처럼 늘 당연하게 겪는 일…]

출입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를 하자며 안내견 조이의 이름을 딴 이른바 '조이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김예지/국민의힘 의원 : 과태료를 통해서 되게 일회적이고 표면적이고 부정적인 사례를 통해서 안내견의 인식을 바꾸시는 걸 원치 않습니다. 공익광고나 교육을 통해서 긍정적인 인식 개선을…]

인식 개선, 알고 나면 덜 할 거라는 믿음입니다.

최근에는 '안내견을 환영한다'는 스티커를 가게 앞에 붙이는 캠페인도 있었는데요.

이 캠페인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취재진도 예비 안내견과 함께 홍대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JTBC 뉴스룸에서 나왔는데요. 저희가 이런 '안내견을 환영한다'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서 혹시 사장님이 동참해 주실 수 있을지…]

이런 스티커가 식당 앞에 붙어 있으면 비장애인 손님들도 들어오면서 한 번쯤은 장애인 보조견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까?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로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거절도 많이 당했지만,

[음식점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그래요.]

예비 안내견을 보여주고, 안내견에 대해 설명해주자 가게 앞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스티커를 붙여준 사장님들도 있었습니다.

[송대호/불야성 : 손잡이가 눈이 제일 많이 가니까.]

[최다영/943 킹스크로스 CAFE : (혹시나 다른 손님들이 '이게 뭐예요'라고 물어보시면 설명도 잘해주시면…) 네네, 알겠습니다]

과거 '몰라서' 안내견을 거부했던 사장님도 스티커를 붙여줬습니다.

[서종성/베가보쌈 : 장사하시는 분들이 잘 몰라요.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식당에 찾아오게 되면 언제라도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아, 그럼요.]

[송대호/불야성 : 시각장애인분들 홍대로 오시면 (저희 가게로) 꼭 놀러 오시면 좋겠습니다.]

#안내견환영 캠페인 함께 해주세요
스티커는 ☞https://bit.ly/안내견스티커☜ 이 주소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 인스타그램 '2.yeon_'·'chwihyang.wimi'·'hongchabubu'·'149flamingo')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영상그래픽 : 이정신 /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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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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