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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김영란법 풀어야 '명절 선물' 매출 늘어난다?

설 명절,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백화점, 마트에는 벌써 선물세트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는 받을 수 있는 선물, 제한이 있습니다.

'김영란법'으로 부르는 청탁금지법 때문이죠.

원칙은 5만 원까지인데, 고기나 과일, 생선 같은 농수산물은 1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정치권에선 코로나 때문에 농수산업계 힘드니 이걸 20만 원까지 늘리자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만희/국민의힘 의원 (지난 6일) :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 선물 가액을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1일) :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것이…]

[김현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7일) : 지난해 추석의 경우에 상당히 늘었습니다.]

지난해 추석에도 한시적으로 허용했더니 매출이 7% 올랐다는 겁니다.

김영란법 풀면 명절 선물 더 많이 팔리더라, 농수산 업계 위해 올해 설에도 또 한 번 법을 완화하자는 게 정치인들 주장입니다.

과연 그런지 따져보겠습니다.

지난해 추석에 백화점, 마트 등에서 팔린 농수산물 선물, 1년 전보다 7% 매출 오른 건 맞습니다.

정치인들 말대로 김영란법에 10만 원으로 묶였던 걸 20만 원까지 풀어준 덕분이라면 10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 선물 매출이 가장 많이 늘었어야겠죠?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조치와 관계없는 5~10만원 선물, 또 20만 원 넘는 선물 매출이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볼게 있습니다. 이건 현장에서 확인하겠습니다.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벌써부터 설 명절 선물을 준비해서 미리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10만 원에서 20만 원 선물을 비롯한 고가 상품이 인기입니다.

아직 김영란법을 풀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임법웅/이마트 수색역점 : 지난 추석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이 11% 증가한데 이어 올 설에도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고향 못 가고 얼굴 못 보는 대신 비싼 선물 사서 보내자는 분위기가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물론 김영란법 풀어주는 것도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요.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 대부분 국민들은 금액이 싸건 비싸건 얼마든지 선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김영란법 풀어 20만 원까지 선물 허용하면 공직자와 배우자 등 4백만 명, 이들에게 부탁할게 생길 수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비싼 선물 보낼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공무원 그리고 저 같은 언론인한테 말입니다.

농수산물 선물 상한은 원래 5만 원이었습니다.

법을 고쳐 1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이번엔 20만 원까지 늘리자, 더 나아가 아예 상한 없애자는 법안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추석 김영란법 풀어주니 명절 선물 더 팔렸다는 주장, 저희가 따져본 바로는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농수산업계 어려움, 물론 고려해야 하지만 김영란법, 이렇게 매번 후퇴하면 그 취지가 지켜질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국민권익위가 내일 풀지 말지 결정합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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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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